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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연례서신에 덧붙여
올해 연례서신은 평소보다 한 달가량 늦었다. 주주총회를 마치고 3월 말까지 보내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 4월에 분주하게 처리할 일이 여느때 보다 한참 많았던 까닭이다.
지난 2014년을 돌아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오픈서베이 서비스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것, 제품을 만드는 개발팀이 큰 폭으로 보강된 것, 그리고 모바일 고유의 강점을 활용한 신규방법론이 다수 소개되었다는 점이다. 2014년을 돌아보며 썼던 연례서신 중 일부를 기록해 본다.
아이디인큐는 지난 2014년 12월 오픈서베이 3주년이라는 이정표를 지났습니다. 보수적인 산업에서 ‘모바일 리서치’라는 새로운 섹터를 만들어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시작점에 있을 뿐입니다. 전 국민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90%를 웃돌 2015년은 산업에 있어 극적인 전환기가 될 겁니다.
2014년 동안 총 217개의 크고 작은 신규고객사를 확보했습니다. (중략) 그 결과 ###(▵265%), ###(▵616%), ###(▵164%), ###(▵221%) 등과 가능한 조사 범위와 빈도를 확장했고, 이 경험이 새로운 고객 확보에도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오픈서베이를 서비스하기 시작했을 때 가장 궁금했던 건 얼마나 빠르게 퍼질 것이냐는 점이었다. 리서치 방법론이 모바일로 옮겨올 거란 명제엔 누구나 동의하지만, 보수적인 산업특성을 고려했을 때 그 속도가 생각보다 더딜 수 있겠단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까지는 우리가 먼저 새로운 방법론을 소개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는데. 2014년에 접어들면서 모바일 리서치를 고객사에서 먼저 찾는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달걀로 바위 치기라 생각했는데 바위에 금이 가기 시작한거다.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처리하고 효과적으로 분산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 2013년 여름 시작된 기술 프로젝트들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연중 응답자 쿼터기능, 결과 파일 처리속도, 설문 시뮬레이터 사용성, 그리고 링크 서비스 보안수준과 호환성 개선 등 약 30건의 기능이 업데이트되며 고객 경험이 꾸준히 개선되었고. 특히 개발 인프라에 있어 결과처리를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변수 기반의 데이터 저장방식이 도입된 것이 큰 특징입니다.
지난해 가장 큰 조직변화는 개발팀에 있었다. 시스템 전반이 고도화되면서 새로 채용하는 분에게 기대하는 수준이 높아졌음에도, 개발·제품관리·디자인 직군 모두에서 30% 이상을 충원할 수 있던 건 큰 행운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정립한 것도 큰 수확이다. 지난 3년 동안은 빠르고 정확한 데이터수집을 강조하고자 ‘화살’에서 영감을 얻은 로고를 사용해 왔는데.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강조하고자 ‘그래프’에서 모티브를 얻어 새로운 로고와 팔레트를 만들었고, 이는 지난 4월 말 전면 개편된 오픈서베이 홈페이지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모바일 고유의 강점을 활용한 신규 조사 방법론이 개발되었는데, i) 정량조사와 정성조사를 결합한 모바일 하이브리드 조사와 ii) 스마트폰 사용기록(검색쿼리, 앱 사용기록, 브라우징 로그)를 수집하는 모바일 트랙킹 조사가 그것이며, 이는 지난 10월 진행된 클라이언트데이를 통해 주요 고객사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경제활동인구의 95%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지금, 모바일은 소비자 의견을 가장 정확하게 수집하는 방법입니다. 다시 말해, 모바일 리서치는 정확한 의견을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는 프리미엄 방법론으로 자리매김되고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이 아무리 바뀌어도 결국 핵심은 콘텐츠인 것처럼. 리서치 방법론 변화는 소비자 이해방식의 변주일 뿐이며, 따라서 중요한 건 특정한 방법론이 시장을 이해하는 데 있어 얼마나 확실한 실마리를 제시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소비자 구매결정과정이 전례 없이 복잡해지고 있는데. 변화가 급격한 산업일수록 통합적인 데이터를 보여주는 방법론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2015년, 우리가 만들어온 모바일 리서치라는 전장에 기존 회사들이 속속들이 참여하고 있다. 본경기는 이제 시작이다.
두 번째 연례서신에 덧붙여
작년 벚꽃 필 무렵 첫 번째 연례서신에 덧붙여라는 글을 썼는데 벌써 한 해가 지났다. 재작년을 마무리하면서 이보다 더 역동적인 시간들이 가능할까 싶었는데, 지난 해에는 그걸 훌쩍 뛰어넘어 때로는 탈진에 이르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잘 이겨낼 수 있던건 존경하는 동료들 덕분이었으리라. 지난 3월 주주들에게 발송한 연례서신 중 일부와 못다한 이야기를 기록해 본다.
가장 높은 수준의 충성도를 갖고 있는 고객이 (Repeating Client) 같은 기간동안 2배 늘어났습니다. 이는 사업기반이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형태로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실제로 2013년 4분기에 오픈서베이를 사용하고 2014년 1분기에도 한 번 이상 사용한 기업고객은 50개에 달합니다.
일반적인 시장조사의 리드타임이 연 1-2회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위에서 말한 재구매 고객은 그저 이탈하지 않은 고객이 아니라 높은 수준의 신뢰관계가 형성된 회사를 의미한다. 지금까지 오픈서베이와 함께 의사결정을 내린 고객사 열 곳 중 하나는 분기마다 우리와 함께 한다는 뜻이다. 행복한 일이다. 좋은 사람 주위에는 오래된 친구가 많은 것처럼, 회사와 고객 사이도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시스템 복잡도를 극복하기 위해 연단위의 기술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이는 시스템 인프라를 분산처리가 용이한 형태로 변환하고, 보다 다양한 형식의 데이터를 수집/처리하는 기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2013년 여름부터 진행되어 왔습니다. 2014년 하반기부터 적용되는 이 시스템은 가능한 모든 설문 형태를 완결성있게 표현해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기능개발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드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지난 번에도 강조했듯 오픈서베이의 핵심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백엔드 알고리즘에 있다. 그렇기에 시스템 설계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리서치 회사가 아닌 기술 회사 눈높이로 접근하고 있는데. 이전에는 불가능한 수준의 데이터를 쌓고 분석하기 위해 전체 구성원 셋 중 하나가 엔지니어다. 이러한 투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더 발할 것이 분명한데, 기술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들어가는 원가요소를 ‘점진적으로 하지만 영구적으로’ 개선하는 까닭이다.
물론, 오픈서베이의 미래는 단순하게 스마트폰으로 응답을 수집하는데 국한되지 않습니다. 다양한 채널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효율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고객에게 최상의 의사결정 기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즉, 다양한 채널의 응답을 수집하는 과정 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기술을 확보하는데 큰 기회가 있다고 믿습니다. 2013년 4분기에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패시브 데이터 수집과 결과분석 자동화는 아이디인큐를 오는 2014년에 플랫폼 회사로 도약하게 만드는 주춧돌이 될 것입니다.
2013년의 우리는 국내 모바일 리서치 산업의 80%를 점유했다. 가능성을 증명하니 카피캣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는데 그 중엔 누구나 알만한 대형 IT기업도 있더라. 오픈서베이가 그들의 기준이 될만한 플랫폼과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얼마 전에는 기능 이름까지 똑같이 따라한 회사가 수주경쟁에 참여한 적도 있는데, 이겨서 증명한 건 물론이다.
우리의 올 해 목표는 – 다른 누군가가 아닌 ‘작년의 오픈서베이’를 뛰어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