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의 스타트업 이야기

한국신용데이터, 오픈서베이, 그리고 기업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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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커브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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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하려는 건 전자증빙 데이터(electronically verifiable data)를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 방법론을 이용, 중소사업자 자금조달 시장의 공백을 메우는 일입니다. (…중략…) 다시 말해, 지금까지 비어있던 재무/정량 데이터 기반 중소사업자의 신용평가모델에 대한 요구가 지속해서 커질 것이 자명합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합니다 (2016년 5월 22일)

지난 수요일, 6년 전 봄에 보냈던 메일을 다시 찾아봤다. 한국신용데이터를 시작하면서 가까운 몇 분에게 말씀드렸던 ‘데이터 기반의 사업자 신용평가’가, 드디어 제도권에 안착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데이터 주도로 카카오뱅크, SGI서울보증보험, KB국민은행, 현대캐피탈, 전북은행, 그리고 웰컴저축은행과 함께 설립한 한국평가정보(*1)는 2022년 7월 6일, 금융위원회로부터 국내 최초의 전업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로 허가받았다. 금융정보를 토대로 평가하는 전업 신용평가사(금융CB)로 범위를 넓혀 보아도, 2005년 이후 17년 만에 새롭게 인가받은 회사이기도 하다.

6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 보면, ‘사업자 자금조달 시장의 공백을 메우는 일’은 한국신용데이터가 해결하는 사업의 순간 중 하나가 되었고. 우리는 자금조달에 국한하지 않고, 사업을 시작하고 성장시키는 모든 과정이 더 쉬워지게 하겠다는 더 큰 꿈으로 나아가고 있다. 고객 기반이 시작할 때의 상상보다 더 큰 규모로 늘었고, 그 속도가 여전한 까닭에 가능한 일이다; 2022년 6월 말을 기준으로 한국신용데이터 공동체(*2)의 서비스는 150만 개 넘는 사업장에 제공되고 있으며, 상반기에 늘어난 수만 35만(*3)에 이른다.

2016년에 이야기했던 커브 길을 돌고 나왔을 때 우리는, 가장 많은 동네가게들에서 쓰이는 경영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팀이 되었다. 지금 우리 팀이 들어선 또 다른 커브 길을 멋지게 돌아 나올 때는, 캐시노트가 사업의 모든 순간에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서비스로써 모든 사장님으로부터 압도적인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기를 기대해 본다.

*1. 곧 사명 변경 예정으로, 아직 정식 명칭은 '데이터 기반 중금리시장 혁신 준비법인'이다.
*2. 한국신용데이터 본사와 5개의 공동체 회사는 캐시노트, 비즈봇, 아임유, 푸짐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3. 캐시노트를 출시하고 2년 동안 20만 사업장 고객을 확보했던 것에 비추어보면, 올해 성장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Written by Kelvin Dongho Kim

2022/07/11 at 01:30

틈을 넘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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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하고 7개월 만에 3만 번째 고객사를 맞았다. 전국에 행정동이 3천 개 조금 넘으니, 어느 동네에 가든 캐시노트를 쓰는 사업장이 10개씩 있는 셈이다. 한편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200만 개나 있다는 걸 생각하면, 이 여정은 말 그대로 1%밖에 지나지 않았다.

3만 번째 고객사에 덧붙여 (2017.12)

이후 1년 2개월 동안 캐시노트를 도입한 사업장은 7배 늘어 20만 개를 넘었다. 지난해 여름 10만 개를 기념하는 글을 적다가 탈고를 못다 했는데, 이번에는 꼭 메모를 남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20만’이라는 숫자는 우리가 목표하는 시장의 어디쯤을 지나는지 가리키는 중요한 이정표인 까닭이다.

기술수용주기 모델과 ‘캐즘(chasm)’의 개념을 제시했던 제프리 무어 박사는 신기술이 처음 보급된 후 대중적으로 보급되는 과정에서 단절이 발생하는데, 그게 전체 시장의 13~19% 지점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따라서 그 틈을 지나고 있는 서비스의 성장세가 견조하다면 좋은 신호, 반대라면 좋지 않은 뜻일 테다.

캐시노트에 대입해보자. 우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사는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오프라인 사업장’인데. 국내 활성 카드 가맹점(월 1회 이상 카드 결제가 발생하는 매장)이 약 150만 개로 추산되므로, 이 시장의 틈은 약 20~30만 개 사이에 존재한다고 볼 수 있겠다.

신규 고객사 추이를 보면, 서비스를 출시한 첫해 월 3천 개 수준에서 이듬해 월 1만 개로 늘었고, 올해 들어서는 월 2만 5천 개씩 늘고 있다. 이번 달에 새로 캐시노트를 도입된 고객사만 3만 곳에 육박한다는 사실은 성장세가 여전하다는 걸 보여준다. 국내에서 매월 신규 계약되는 카드 가맹점은 약 4~5만 개 수준이니, 지금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여지도 열려있다.

즉, 캐시노트는 초기 시장을 벗어나 주류 시장으로 빠르게 파고드는 중이다. 몇 달 안에 드러나겠지만, 지금 추세라면 곧 틈의 구간을 완전히 넘어서 주류 시장에 안착한다. 그런 의미에서 2019년은 우리가 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에 있어 무서운 신예(enfant terrible)를 넘어 대세(mainstream)로 인정받는 원년이 될 것이다.

기술수용주기 모델상 시장의 약 13~19% 지점에 틈(chasm)이 있고, 캐시노트는 그 구간을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외식업을 기준으로 보면, 시장 침투율은 이미 25%를 넘어 대세에 접어들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사업자가 매일 마주하는, 직접 처리하기 어렵고 번거로운 문제를 파고들어 해결해 왔다. 오늘 얼마나 돈이 들어오고 나갈지와 같은 기초적인 현금흐름 관리부터, 재방문 고객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방문했던 고객들이 우리 가게에 대해서 어떻게 느꼈는지 확인하는 것, 그리고 주위 상권과 비교했을 때 잘하고 있는지 가늠하는 것까지.

기능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로켓을 만드는 일처럼 보이지 않지만 1) 신뢰할 수 있는 제삼자의 위치를 유지하고, 2) 사업자를 최우선순위로 놓음을 타협하지 않으며, 3) 일관성 있게 의사결정을 지속하는 일은 로켓을 만들기보다 쉽다고 볼 수 없다. 예컨대, 단골 비율을 알려주는 기능을 생각해보자.

대부분 사람들은 식당 문을 열고 나면 처음 물어보는 게 매출이 얼마냐는 것이다. 나는 처음에는 매출 같은 걸 따지지 않는다.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손님의 재방문이라고 생각한다. 손님이 한 번 왔다가 다시 찾는 비율이 70퍼센트가 넘으면 그 매장은 성공한 것이다.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

백종원씨 말처럼 단골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장사를 안 해본 사람도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무척 중요하다. 그런데 캐시노트 이전에 재방문 고객 비율을 제대로 알려주는 서비스가 없었다는 사실이 신기하지 않은가? 사업장의 전체 매출을 기준으로 재방문 비율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사장님이 해당 상권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가늠하게끔 돕는 것. 우리가 깨어 보인 콜럼버스의 달걀 중 하나다.

데이터 비즈니스는 사람과 자본이 많을수록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깊고 정교한 구상으로 제품을 단단히 만드는 것이 중요한 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채용에 있어 대단히 높은 기준을 설정하고 타협하지 않는 이유이자, 통상적인 경우보다 이른 시점에 시니어 리쿠르터 포지션을 열게 된 이유다.

전국 20만 개 넘는 사업장에 도입되어 있고, 매월 3만 개에 달하는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연간 60조 원 이상의 오프라인 결제정보를 수집·분석하는 한국신용데이터는 열 명이 조금 넘는 규모다. 소수정예를 유지함으로써 1) 고객에게 더 많은 조각(pie)을 양보해도 괜찮은 사업 구조를 만들 수 있었고, 2) 팀원마다 더 큰 배움과 보상이 주어지는 조직 구조를 확립했으며, 3) 외부에 의지하지 않아도 괜찮은 재무 구조를 견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우리가 사업자를 가운데 두고 뭉친 젖은 눈덩이(wet snow)는 틈을 넘어서 빠르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덩이가 굴러갈 언덕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길어 보인다. 지금 이 여정에 합류해도 전혀 늦지 않았다는 뜻이다.

세 번째 연례서신에 덧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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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례서신은 평소보다 한 달가량 늦었다. 주주총회를 마치고 3월 말까지 보내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 4월에 분주하게 처리할 일이 여느때 보다 한참 많았던 까닭이다.

지난 2014년을 돌아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오픈서베이 서비스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것, 제품을 만드는 개발팀이 큰 폭으로 보강된 것, 그리고 모바일 고유의 강점을 활용한 신규방법론이 다수 소개되었다는 점이다. 2014년을 돌아보며 썼던 연례서신 중 일부를 기록해 본다.

아이디인큐는 지난 2014년 12월 오픈서베이 3주년이라는 이정표를 지났습니다. 보수적인 산업에서 ‘모바일 리서치’라는 새로운 섹터를 만들어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시작점에 있을 뿐입니다. 전 국민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90%를 웃돌 2015년은 산업에 있어 극적인 전환기가 될 겁니다.

2014년 동안 총 217개의 크고 작은 신규고객사를 확보했습니다. (중략) 그 결과 ###(▵265%), ###(▵616%), ###(▵164%), ###(▵221%) 등과 가능한 조사 범위와 빈도를 확장했고, 이 경험이 새로운 고객 확보에도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오픈서베이를 서비스하기 시작했을 때 가장 궁금했던 건 얼마나 빠르게 퍼질 것이냐는 점이었다. 리서치 방법론이 모바일로 옮겨올 거란 명제엔 누구나 동의하지만, 보수적인 산업특성을 고려했을 때 그 속도가 생각보다 더딜 수 있겠단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까지는 우리가 먼저 새로운 방법론을 소개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는데. 2014년에 접어들면서 모바일 리서치를 고객사에서 먼저 찾는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달걀로 바위 치기라 생각했는데 바위에 금이 가기 시작한거다.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처리하고 효과적으로 분산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 2013년 여름 시작된 기술 프로젝트들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연중 응답자 쿼터기능, 결과 파일 처리속도, 설문 시뮬레이터 사용성, 그리고 링크 서비스 보안수준과 호환성 개선 등 약 30건의 기능이 업데이트되며 고객 경험이 꾸준히 개선되었고. 특히 개발 인프라에 있어 결과처리를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변수 기반의 데이터 저장방식이 도입된 것이 큰 특징입니다.

지난해 가장 큰 조직변화는 개발팀에 있었다. 시스템 전반이 고도화되면서 새로 채용하는 분에게 기대하는 수준이 높아졌음에도, 개발·제품관리·디자인 직군 모두에서 30% 이상을 충원할 수 있던 건 큰 행운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정립한 것도 큰 수확이다. 지난 3년 동안은 빠르고 정확한 데이터수집을 강조하고자 ‘화살’에서 영감을 얻은 로고를 사용해 왔는데.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강조하고자 ‘그래프’에서 모티브를 얻어 새로운 로고와 팔레트를 만들었고, 이는 지난 4월 말 전면 개편된 오픈서베이 홈페이지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모바일 고유의 강점을 활용한 신규 조사 방법론이 개발되었는데, i) 정량조사와 정성조사를 결합한 모바일 하이브리드 조사와 ii) 스마트폰 사용기록(검색쿼리, 앱 사용기록, 브라우징 로그)를 수집하는 모바일 트랙킹 조사가 그것이며, 이는 지난 10월 진행된 클라이언트데이를 통해 주요 고객사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경제활동인구의 95%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지금, 모바일은 소비자 의견을 가장 정확하게 수집하는 방법입니다. 다시 말해, 모바일 리서치는 정확한 의견을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는 프리미엄 방법론으로 자리매김되고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이 아무리 바뀌어도 결국 핵심은 콘텐츠인 것처럼. 리서치 방법론 변화는 소비자 이해방식의 변주일 뿐이며, 따라서 중요한 건 특정한 방법론이 시장을 이해하는 데 있어 얼마나 확실한 실마리를 제시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소비자 구매결정과정이 전례 없이 복잡해지고 있는데. 변화가 급격한 산업일수록 통합적인 데이터를 보여주는 방법론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2015년, 우리가 만들어온 모바일 리서치라는 전장에 기존 회사들이 속속들이 참여하고 있다. 본경기는 이제 시작이다.

Written by Kelvin Dongho Kim

2015/05/11 at 01:32

두 번째 연례서신에 덧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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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벚꽃 필 무렵 첫 번째 연례서신에 덧붙여라는 글을 썼는데 벌써 한 해가 지났다. 재작년을 마무리하면서 이보다 더 역동적인 시간들이 가능할까 싶었는데, 지난 해에는 그걸 훌쩍 뛰어넘어 때로는 탈진에 이르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잘 이겨낼 수 있던건 존경하는 동료들 덕분이었으리라. 지난 3월 주주들에게 발송한 연례서신 중 일부와 못다한 이야기를 기록해 본다.

가장 높은 수준의 충성도를 갖고 있는 고객이 (Repeating Client) 같은 기간동안 2배 늘어났습니다. 이는 사업기반이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형태로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실제로 2013년 4분기에 오픈서베이를 사용하고 2014년 1분기에도 한 번 이상 사용한 기업고객은 50개에 달합니다.

일반적인 시장조사의 리드타임이 연 1-2회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위에서 말한 재구매 고객은 그저 이탈하지 않은 고객이 아니라 높은 수준의 신뢰관계가 형성된 회사를 의미한다. 지금까지 오픈서베이와 함께 의사결정을 내린 고객사 열 곳 중 하나는 분기마다 우리와 함께 한다는 뜻이다. 행복한 일이다. 좋은 사람 주위에는 오래된 친구가 많은 것처럼, 회사와 고객 사이도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시스템 복잡도를 극복하기 위해 연단위의 기술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이는 시스템 인프라를 분산처리가 용이한 형태로 변환하고, 보다 다양한 형식의 데이터를 수집/처리하는 기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2013년 여름부터 진행되어 왔습니다. 2014년 하반기부터 적용되는 이 시스템은 가능한 모든 설문 형태를 완결성있게 표현해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기능개발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드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지난 번에도 강조했듯 오픈서베이의 핵심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백엔드 알고리즘에 있다. 그렇기에 시스템 설계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리서치 회사가 아닌 기술 회사 눈높이로 접근하고 있는데. 이전에는 불가능한 수준의 데이터를 쌓고 분석하기 위해 전체 구성원 셋 중 하나가 엔지니어다. 이러한 투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더 발할 것이 분명한데, 기술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들어가는 원가요소를 ‘점진적으로 하지만 영구적으로’ 개선하는 까닭이다.

물론, 오픈서베이의 미래는 단순하게 스마트폰으로 응답을 수집하는데 국한되지 않습니다. 다양한 채널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효율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고객에게 최상의 의사결정 기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즉, 다양한 채널의 응답을 수집하는 과정 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기술을 확보하는데 큰 기회가 있다고 믿습니다. 2013년 4분기에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패시브 데이터 수집과 결과분석 자동화는 아이디인큐를 오는 2014년에 플랫폼 회사로 도약하게 만드는 주춧돌이 될 것입니다.

2013년의 우리는 국내 모바일 리서치 산업의 80%를 점유했다. 가능성을 증명하니 카피캣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는데 그 중엔 누구나 알만한 대형 IT기업도 있더라. 오픈서베이가 그들의 기준이 될만한 플랫폼과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얼마 전에는 기능 이름까지 똑같이 따라한 회사가 수주경쟁에 참여한 적도 있는데, 이겨서 증명한 건 물론이다.

우리의 올 해 목표는 – 다른 누군가가 아닌 ‘작년의 오픈서베이’를 뛰어넘는 일이다.

첫 번째 연례서신에 덧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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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워렌버핏의 연례서신이 수많은 미디어에 보도될 정도로,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중요성이 크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형식적인 재무요약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얼마전 아이디인큐의 두 번째 주주총회를 진행하면서 이걸 한 번 제대로 써보기로 결심했다. 아직 공개기업은 아니지만 소프트뱅크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의 투자를 받고나서 첫 번째 결산이기도 했고, 우리가 어디까지 왔고 어디를 향할지 주기적으로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중 일부를 공유한다.

하지만 지난해와 같은 성과는, 우리가 꾸준하게 잘해낸다면, 아이디인큐와 리서치 산업에 있어서 1% 지점에도 미치지 못할겁니다. 열 명 중 여덟 명이 스마트폰을 쓰고있는 오늘날, 모바일 리서치는 고객들의 소중한 시간과 돈을 대폭 절감시켜줍니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지속적인 기술고도화는, 시장에 대한 보다 완벽한 이해를 고객들에게 제공할겁니다. 뿐만 아니라 극단적인 비용효과성은, 조사가 필요했지만 재정적 부담으로 인해 시행할 수 없었던 기업들에게 유일한 대안이 됨으로써 신규시장을 만들어나갈겁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오픈서베이를 산업전반에 있어서 지속가능하며 견고한 신뢰를 받는 브랜드로 만드려고 합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오픈서베이의 미래는 모바일에 국한되어서는 안된다. 이름에 모바일을 연상시키는 단어가 포함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들에게 완전한 형태의 소비자 이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관점을 통합적으로 제시해야하기 때문이다. 오픈서베이는 이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시장조사 플랫폼이지만, 소비자를 다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방법들이 지속적으로 추가되어야만한다. 따라서 아이디인큐는 시대에 변화에 맞춰 ‘가장 진화된 형태의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제공하는걸 목표로 한다.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주주가치 극대화가 성공의 기준이라고 믿습니다. 이는 오픈서베이가 현재의 시장 영향력을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으며, 여기서 말하는 시장 영향력이란 행복한 고객들, 신뢰받는 브랜드, 높은 매출과 수익성을 통칭합니다. 리서치 산업에 있어서 아이디인큐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사업의 지속가능성이 극대화될것이며, 이는 투자자본에 대한 수익상승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내리는 모든 의사결정들은 장기적 관점에 초점이 맞추어져왔고 앞으로도 그럴겁니다.

물론 장기적 관점을 견지하되 단기적인 현금흐름과 선투자의 균형이 전제되야 한다. 무한한 시간과 돈이 있다면 이상적인 회사와 사업모델을 누구나 만들 수 있겠지만, 우리는 기본적으로 사업을 하고있는거지 연구재단을 운영하고 있는게 아닌 까닭이다. 매 순간 최선의 제품을 만들고, 그 순간 그걸 인정해주는 고객을 끊임없이 찾아내야한다. 내 마음에 들지않는다고 무작정 도자기를 깨어버린다면 이 곳에 맞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모든걸 그대로 내보낼 순 없다. 결국 균형이다.

이러한 성과들은 치열하게 달려온 유능한 구성원들 덕분이며, 저는 이렇게 훌륭한 팀원들과 일하고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러한 수준의 인재들을 유지하기 위해서, 아이디인큐는 채용기준을 단 한차례도 낮춘적이 없으며, 이는 1000여명에 달하는 누적지원자들 중에서 30명에 불과한 사람들을 선발했다는 사실이 방증합니다. 당연히 이렇게 뛰어난 사람들과 모으고 또 한 팀으로 일하게 만든다는건 절대 쉬운일이 아닙니다. 가장 진화된 형태의 리서치 솔루션으로 고객들의 더 나은 의사결정을 돕겠다는 비전에 헌신하는 인재들을, 이정도로 많이 모을 수 있었다는것 자체가 우리에게 있어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초 일주일동안 진행한 공개채용에 500명 넘게 몰렸던 일이 어제처럼 생생한데 시간이 적지않게 흘렀다. 그 과정에서 나는 대표역할을 잘 수행했나, 그리고 약속들을 지켜왔나 스스로에게 되물어본다. 어떠한 창업자에게도 좋은 대표역할을 지속한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야후의 제리 양이나 블랙베리의 마이클 라자리디스조차도 결국은 수성에 실패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헨리 포드, 에스티 로더, 그리고 스티브 잡스와 같은 사람도 있는 법이다. 앞으로도 쉼없이 도전하고 그 너머를 제시하는 비저너리로 남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Written by Kelvin Dongho Kim

2013/04/04 at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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