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10
오랜만에 만난 선배의 담담한 이야기가 창밖에 흐르는 빗물소리와 묘하게 조화를 이뤘다. 오랜 지인의 아픈 소식을 전하는 아저씨의 눈은 봄비를 흠뻑 머금은 흙과 같다. 애써 보이는 미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 공감받지 못함은 참 슬픈 일이다. 특히 내가 기대한 수준과의 차이가 현격해지면 비극이 된다. 넌 나에게 참 중요한 사람이라는 메세지는 그 상대방이 연인, 친구, 가족 누구든지 비대칭성을 전제로 할 수 밖에 없다. 상대방도 비슷한 수준으로 혹은 그 이상으로 나를 위하고 있다는 것은 측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완벽한 평형이란건 현실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삶은 까딱하면 비극이 되기 일쑤다. 그러지 않으려면 나의 타인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추는 일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문제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상대방과 나의 감성적 끈을 느슨히함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상호신뢰의 수준이 낮아진다. 이래서 행복하려면 살짝 미쳐야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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