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회에서 주어지는 트랙별로 가는 게 썩 내키지 않는데 다른 대안이 없다는 거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적성과는 상관없이 그냥 능력이 돼서 고시 공부해서 공무원 되고 의사 되고 한다. 그 자체도 자신에게 불행한 선택이다. 카이스트는 서울대와 같이 그나마 형편이 나은 상태인데도 그 학생들이 울기까지 했다. 그러니 다른 학생들은 오죽 하겠나?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공부 잘하는 학생, 능력 있는 학생들이 도전정신을 가지고 모험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능력 있는 학생들은 설사 실패한다 하더라도 세컨드 찬스(second chance·제2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들보다 차순위에 있는 학생들이 안정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맞다. 근데 한국은 제일 스펙 좋고 공부 잘하는 순서대로 가장 안정적인 쪽으로 간다. 그러면 사실 나머지는 어디 갈 데가 없다. 이게 전체적으로 불행하게 만드는 구조인 것 같다.
안철수 (주간조선 2011년 8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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