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의 스타트업 이야기

한국신용데이터, 오픈서베이, 그리고 기업가정신

목적과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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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31일, 한국신용데이터 공동체 구성원에게 보낸 노트 내용을 옮겨둡니다.)

얼마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례 회의에 참여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모인 기업인 및 정책결정권자와 세계가 나아갈 방향성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과정에 참여한 경험은, 개인적으로 큰 배움이었습니다.

다보스에 도착해 얼마 되지 않아 알게된 것은, 그 시기에 모여있는 그 사람들과 개인적으로 이야기나누고 교류하는 것에서 훨씬 많이 배우고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포럼 세션은 사람들이 모이는 기반일 뿐이었습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 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 리시 코슬라 오크노스(영국 사업자 특화은행) 창업자, 레이 달리오 브릿지워터캐피탈 창업자(한국에는 ‘원칙’이라는 책으로 잘 알려져있기도 하죠),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창업자(작년 11월에 뉴욕에서 만난적이 있기도 합니다)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영역에서 깊은 경험과 통찰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며 생각할 화두를 여럿 얻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꾸준함입니다. 

KCD 공동체가 추구하는 소상공인 전문 금융 서비스의 사업적 가치가 크게 확장된 사례가 세계 각지에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는데요. 오크노스만 아니라  멕시코에서 사업자 대상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Kapital도 포럼에서 만나 알게 됐습니다. 비슷한 서비스가 전 세계에 있다는 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당연히 다른 사람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고, 결국 해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실행을 해내고야 마는 꾸준함이 아닐까요. 

하지만 꾸준함도 방향성과 원칙이 없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꾸준함의 대명사인 월마트의 전설, 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의 이야기로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더그는 고등학교 때 월마트 물류창고 정리 아르바이트로 시작했습니다. 근속 30년차에는 CEO에 오르고, 근속 40년이 되도록 10년째 CEO로 근속중입니다. 꾸준함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는 상황, “비즈니스 환경이 빠르게 변화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더그의 생각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오프라인 마트에 오기 힘들었고, 그로 인해 월마트가 단기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을 때 더그는 이렇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문자 그대로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원하지 않는다면 매장을 모두 닫고 온라인 커머스에 올인해야 한다. 바꿀 수 없는 것은 오직 목적과 가치뿐이다.” 

“…literally everything is open for change except we have this purpose and we have these values … if customers don’t want stores and they want everything to be in e-commerce, we’re going to pivot, we’ll close the stores and we’ll go do everything else.”

– Doug McMillon, CEO of Walmart 

더그가 말한 목적과 가치는 우리가 자주 이야기하는 ‘사장님에 대한 깊은 공감’과 ‘사업의 모든 순간을 더 쉽고, 더 빠르고, 더 똑똑하게’ 만들겠다는 우리가 목표하는 변화의 모습(outcome)과 같은 개념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만드는 것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것으로 인해 우리 고객 사장님의 사업에 보탬이 되어지는 그 변화를 일컫는 것이죠. 그렇게 우리는 세월을 버텨낼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 서비스를 좋아하지 않는 고객 사장님을 만나서 “우리가 무엇을 더 해드리면 좋을까요?”라고 묻는 것이 시작점입니다. 우리를 좋아하지 않는 고객이 ‘무엇 때문에 우리를 좋아하지 않는지’로부터,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음력 설의 가장 큰 장점은 힘껏 다짐할 수 있는 기회를 한번 더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새해를 맞아 여러분께 드렸던 이야기 중 한 문단을 다시 인용해봅니다.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유기적 성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코어 근육’을 키울 것입니다. 즉,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제품의 근본적 경쟁력 강화와 우리가 일하는 방식의 구조적 개선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겠습니다.”

– 켈빈, 2024년 신년사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정면돌파) @ 2024년 1월 4일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바뀌지 않을 것은 ‘사업의 모든 순간을 더 쉽고, 더 빠르고, 더 똑똑하게’ 만들어내겠다는 우리의 목적입니다. 우리가 해내는 많은 일의 모습이 서로 조금씩 다르더라도, 그것이 뿌리내리고 있는 지점은 ‘사장님에 대한 깊은 공감’이라는 우리의 가치이고요. 새해에는 더 자주 우리 고객 사장님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봅시다. 훌륭한 아이디어는 모두 거기에 있을 것입니다.

– 2024년 1월 31일, 켈빈

Written by Kelvin Dongho Kim

2024/02/01 , 시간: 07:30

One Respo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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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멋진 기업가시네요!

    Jung

    2024/02/02 at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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