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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데이터 열 돌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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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들은 1년 안에 할 수 있는 일은 과대평가하고, 10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한국신용데이터를 시작할 때, 10년 동안 무엇을 이룰 수 있을지 과소평가했던 것 같다. 앞으로의 10년은 더 크고 담대하게 그려보는 것으로. 창립 10주년을 맞아 동료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이곳에 기록으로 남겨둔다.

오늘 한국신용데이터가 열 돌을 맞았습니다.

10년 전 오늘, 한국신용데이터가 설립됐습니다. 인터넷으로 법인 설립 신청한 때가 기억 납니다. 신논현역 옆의 볕도 잘 안 드는 오피스텔에서 신청서를 접수했습니다. ‘캐시노트’라는 이름은 당연히 없었고, 회사 간판조차 없었습니다.

10년이 흐른 오늘, 우리는 350만 사업장이 이용하는 비즈니스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본사와 계열사를 합쳐 500명의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10년 전에 상상할 수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아니오”라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우리 모두는 함께 대단한 일을 해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9주년을 맞았던 지난해 오늘, 지금의 한국신용데이터를 만든 결정적 순간들을 짚어봤습니다. 캐시노트라는 이름을 고른 일, 회계관리에서 매출관리로 전환한 일, 유료 ERP 대신 무료 플랫폼 모델에 베팅한 일, 코로나19 시기에 사장님 이해를 우선해 수익화를 2년 이상 늦춘 일, 장부·금융·커뮤니티·마켓으로 확장하며 자체 앱으로 중심축을 옮긴 일,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에 진출한 일, 모두 위험을 피하던 시기에 결제와 POS 시장으로 확장한 일, 그리고 3백만 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회사가 3천억 원의 자본금으로 은행 인가전을 완주했던 일까지.

1년이 지난 오늘은 몇 가지 순간을 더해보고자 합니다. 예비 사장님과 온라인 사업자로의 고객 확장한 일, 캐시노트 아이디를 공동체로 확대한 일. 그리고 무엇보다 지난해 연말 월손익분기점을 돌파해 월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일입니다. 지난해 오늘은 “재무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시점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1년이 지난 오늘은 “확보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26년에는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목표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각자 기억하는 가장 힘든 순간은 모두 다를 겁니다. 초기에 유료 ERP가 아닌 무료 플랫폼으로 가는 결정을 내렸을 때의 의구심, 코로나19 때 사장님 신뢰를 얻기 위해 비즈니스 성장을 2년 미루는 과정에서의 불안, 결제와 POS 사업 인수 직후 통합이 쉽지 않았던 시기, 지난해 지나온 스프린트 기간까지.

그렇지만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사장님 중심으로 생각하고, 한 방향을 바라보는 원팀이 되어, 어제보다 더 나은 시도를 하루하루 쌓아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은 정확히 그 누적입니다.

숫자는 누적을 더 분명히 보여줍니다. 2017년 오늘 288곳에 불과하던 고객 사업장은 현재 350만 곳으로 늘었습니다. 2022년 646억 원이던 매출은 올해 2,458억 원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공동체 싱크데이에서 말씀드렸듯 캐시노트는 이제 신용카드 결제가 발생하는 사업장의 80%가 쓰는 사실상 표준 인프라입니다. 공동체 전체로 축적된 소상공인 데이터와 관계의 합산은 68년에 달합니다. 누구도 단기간에 복제할 수 없는 자산입니다.

이 모든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동네가게 사장님 한 분의 연간 지출 중 1.5%만 점유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98.5%가 우리 앞에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 10년에 했던 만큼을 다시 한 번 해내도, 우리의 여정은 여전히 초입에 있는 셈입니다.

앞으로의 10년을 상상해봅니다.

지난주 공동체 구성원 모두를 모신 첫번째 공동체 싱크데이 자리에서 두 가지 키워드를 말씀드렸습니다. ‘모든 사업의 모든 순간’, 그리고 ‘AI로 가속’입니다.

첫번째는 사장님이 가게를 시작하고, 운영하고, 성장시키는 그 모든 순간에 “캐시노트에, 한국신용데이터에 답이 있겠지”라고 떠올리시게 만드는 것입니다. 예비 사장님, 온라인 사업자, B2B 거래 중심의 소상공인으로 고객 범위를 넓혀가는 것도, 결제·POS·신용평가 그리고 나아가 금융이 캐시노트 위에서 촘촘하게 연결되는 것도 모두 이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AI입니다. ‘AI로 가속한다’는 문장은 요즘 모두가 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다른 곳에는 우리가 가진 10년치의 소상공인 데이터·관계·도메인이 없습니다. AI를 통한 가속은 이 축적이 있어야 의미를 가집니다. AI가 반복 업무를 대신하면 여러분은 사장님과 더 가까운 자리에서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게 됩니다. 5년 뒤 여러분이 지금보다 더 임팩트 큰 일에 몰입할 수 있게끔 하는 것, 그것이 제 일입니다.

언젠가 – 10년 뒤일 수도, 훨씬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 대한민국을 넘어 여러 나라의 소상공인에게 우리가 쌓아온 것을 나누게 될지 모릅니다. 저는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10년 전 단칸 오피스텔에서 오늘 500명의 공동체가 된 것처럼, 앞으로의 10년이 다시 한 번, 우리 스스로도 놀랄 만큼, 우리가 우리 자신을 뿌듯하게 돌아볼 수 있는 자리에 데려갈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쉬지도 않고.

다시 한 번 이 여정에 동행해 주시는 구성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모든 사업의 모든 순간에 있습니다. 지난 10년도, 앞으로의 10년도.

고맙습니다.

2026년 4월 27일
켈빈

한국신용데이터 열 돌을 맞아, 구성원에게 보낸 메모 (2026년 4월 27일)

한국신용데이터 공동체 싱크데이에서 (2026년 4월 17일)
한국신용데이터 모든 구성원이 한 자리에 모였던 KCD Group Sync Day에서 (2026년 4월 17일)

Written by Kelvin Dongho Kim

2026/05/08 at 0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