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의 스타트업 이야기

한국신용데이터, 오픈서베이, 그리고 기업가정신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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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ow Korner라고 프랑스 파리에서 2006년에 시작된 스튜디오가 있는데 얼마 전 한국에 첫 번째 매장을 냈다. 컨셉이 ‘위대한 사진작가의 작품을 가능한 많은 사람이 소장할 수 있도록 5,000달러에 10장을 파는 대신 100달러에 500장을 파는 것’이라고. 기실 사진전에서 맘에 드는 작품을 마주해도, 하나에 기백만 원은 하는 까닭에 쉽게 지갑을 열기 어려웠던 경험이 한 번쯤 있을 텐데 그 부분을 잘 긁어준다.

지난 주말에 갔더니 아직 개장 초기라 사람이 적어 여유 있게 둘러보다가 마음에 쏙 드는 사진을 발견했다. 런던 태생 Jonathan Chritchley가 촬영한 작품으로, 얼핏 보면 잔잔한 사진이지만 자세히 보면 요트가 우현으로 살짝 꺾여있다. 다시 말해,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선체를 기울여서 전체적인 평형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에 담긴 뜻을 알고 나니 이건 꼭 집에 걸어놓고 두고두고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Thendara, Saint-Tropez by Jonathan Chritchley

Thendara, Saint-Tropez by Jonathan Chritchley

이 사진은 요트를 운항하는 방법이 아니라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라 생각한다. 일을 하다 보면 종종 어려운 문제를 마주하게 되는 데 사람인지라 그걸 피하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문제를 외면해서는 바람에 뒤집히는 배처럼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더라. 큰바람이 불어올 때에는 그 방향으로 선체를 크게 기울여야만 평형이 맞춰진다. 절실한 마음으로 위태로워 보이는 자세를 취해야만, 그 때야 균형이 잡히는 거다. 그러니 큰 문제를 마주했을 때에는 그 방향으로 몸을 힘껏 내던져야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테다.

지금까지 충분히 그러지 못해왔음에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는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기꺼이 뛰어들겠다 다짐한다.

Written by Kelvin Dongho Kim

2014/12/08 , 시간: 00:37

2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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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항과 반대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그 저항을 가장 앞에서 막아내라라는 말, 인상적이네요 잘 보았습니다, 개인 블로그에 포스팅하는데 글의 문구를 인용해도 될까요?

    jutae1

    2016/04/23 at 15:04

    • 물론 인용하셔도 좋고요. 트랙백 걸어주시면 올리시는 글도 한 번 보러 가겠습니다. ^^

      Kelvin Dongho Kim

      2016/04/25 at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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