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에서
우리는 매일 사선으로 출근한다 – 날아다니는 총알만 보이지 않을뿐이다. 몸을 사리지 않고 돌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팽팽한 긴장감을 이기지 못해 후방으로 빠지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예기치 못한 기습에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상대편 몰래 특공대를 운용해 판도를 바꾸려고도 한다. 중요한 사실은, 전쟁이 종결될 때까지 원하던 원하지 않던 끊임없이 전투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고대에는 무엇보다 기세가 중요했다. 일렬로 돌격하는 상황에서는, 앞으로 나가며 칼에 힘을 실을 순 있어도 뒤로 물러날때엔 불가능한 까닭이다. 밀리면 끝나는 싸움이었다. 하지만 총으로 대변되는 원거리 무기가 보급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전략의 범위가 넓어졌고, 수적으로 열세인 군대가 이기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머리수가 적다고 무조건 불평할 일이 아니게 된 셈이다.
사업초기에는 자원이 부족해서 백병전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특출난 장수 한 두명이 전장을 휘저을 수 있었고, 또 그럴 수 있을만한 판만 선택했다. 그러다 사업이 한 단계 나아가면서 – 총을 갖게 되었을 때 – 복합적인 전략구상이 가능해졌는데. 복잡한 전략을 실행하려면 합이 잘 맞아야한다. 눈빛만 보고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오래된 전우가 빛을 발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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